
지금 돌이켜보면 나의 사업 시작은 무모했다. 친척 어르신은 옆에서 보기에도 걱정이 되었는지 “조금 더 경험을 쌓고 시작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말했다. 부모님은 다행히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때의 나는 회사의 철학도 비전도 없었다. 다만 막연하게 “뭔가 큰일을 해내고 싶다”는 포부만 있었다.
그 시절 나를 움직인 것은 감정적인 부분이 컸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희열이 있었다. 사용자들이 보내오는 응원과 반응이 밤을 새우게 만들었다. 회사를 왜 존재하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한참 뒤에야 시작됐다. 회사의 철학이 자리 잡은 것도 그 이후의 일이다.
사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이 아니다. 사업에는 반드시 철학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없다면 사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잠깐의 성과는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사장의 마음가짐이 허술하면 결국 무너진다. 내게 거창한 철학은 없었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있었다. 당장 돈을 버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나이도 젊었기에 힘든 시기도 참고 이겨냈다. 사무실에서 간이침대를 놓고 잠자는 것은 고생이 아니라 낭만이었다. 이후에 회사에 대한 철학도 조금씩 잡혀가기 시작했다.
돈을 좇아 시작한 창업은 반드시 한계에 부딪힌다. 많은 창업가들이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다. 직장보다 나은 삶, 더 큰 자유와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은 생각보다 훨씬 예민하다. 사업가의 진정성을 단번에 읽어낸다. 돈만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사업은 언젠가 고객의 마음에서 먼저 멀어진다. 그때부터 사업은 서서히 무너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업을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일까. 결국 답은 사장의 마음가짐이다. “우리는 다르다”는 믿음,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고한 자부심이다. 사업 초기의 제품과 서비스는 대개 조악하고 불완전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사장은 더 강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언젠가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집요한 다짐이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이 마음가짐은 단순한 태도가 아니라 철학에서 나온다. 밥벌이나 돈벌이의 수준에 머무르면 사업은 더 나아가지 못한다. 사업가는 스스로에게 하루에도 수십 번 질문해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사업의 방향은 쉽게 흔들린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사업의 근간이 철학과 마음가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를 짓고 있는 목수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한 목수는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라고 답했고, 다른 이는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목수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성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드러커는 이 마지막 목수에게서 진정한 자부심과 철학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장은 단순히 제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 가치를 전달하고 고객과 세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이 가진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사명감과 철학 위에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이 철학이 바로 사업의 뿌리다. 뿌리가 깊어야 나무가 흔들리지 않듯 사장의 마음가짐이 깊고 단단해야 사업은 위기 앞에서도 버틴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부족하다. 그러나 마음가짐만큼은 최고여야 한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해지고 그것이 철학과 자부심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사업은 살아남는다. 돈은 결과일 뿐이다. 진짜 성공은 언제나 사장의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