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사업자가 처음부터 대형 회계컨설팅 회사와 손을 잡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소형 세무사무소와 기장 계약을 맺으며 출발한다. 매월 기장료를 내는 형태이다. 얼핏 구조는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사업자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포인트가 두 가지 있다.
첫째, 세무 사무소 직원의 역량이다. 사업자와 실제로 가장 자주 소통하는 사람은 세무사가 아니라 담당 실무 직원이다. 이들은 세무 관련 전공자이거나 특성화고(옛 상고) 출신으로 기장 업무를 맡는다. 유능한 직원은 회사가 놓친 부분을 먼저 발견해 알려준다.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미리 챙겨준다. 반대로 역량이 부족한 직원은 작은 문의에도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다. 사무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조차 사업자에게 떠넘긴다. 말투와 태도 하나하나가 쌓여 결국 사업 운영 전반에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둘째, 세무사의 전문성이다. 뛰어난 세무사는 단순히 장부만 관리하지 않는다. 절세 전략을 먼저 제시한다.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이 있는지 챙겨준다. 때로는 재무 전략에 가까운 실질적 조언까지 건넨다.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일부 세무사는 “한 달 기장료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라”는 식으로 선을 긋는다. 최소한의 일만 해주는 데 그친다. 물론 세무사무소의 입장도 있다. 기장료와 결산 수수료가 핵심 수익원이다 보니 복잡한 구조의 사업체를 꺼리기도 한다. 세무사가 사업자보다는 기장 직원이 떠날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되는 쉬운 고객만 남기려는 태도를 보이는 곳도 적지 않다.
세무사무소는 한 번 계약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다. 변경 과정에서 누락이나 오류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세무사무소는 단순한 외주 업체가 아니라 사업의 기초를 함께 다지는 첫 번째 파트너라고 봐야 한다. 사업자는 세무 행정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파트너를 만나야 사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세무사 선택은 사업의 성패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