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보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창업하거나 공동창업을 시작할 때 서로 비슷한 비율로 지분을 나누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겉으로 보면 공평해 보이고 친구들 사이의 의리를 지키거나 공동의 책임을 나누기 위한 좋은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사업의 성공은 감정이 아닌 냉철한 의사결정과 구조적 준비에서 비롯된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도 50:50 비율의 지분으로 시작했디. 초기 애플의 시작은 스티브 워즈니악의 뛰어난 기술력과 스티브 잡스의 비전이 만나 이루어진 결과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역할은 명확히 달랐다. 워즈니악은 엔지니어링과 제품 개발에 집중했지만 잡스는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데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애플은 잡스의 리더십과 비전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결과적으로 그는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가져갔다. 워즈니악이 기술적 창립자였음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보유했던 이유는 사업 운영과 성장에 있어 잡스의 역할이 더 핵심적이었던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쿨한 성격으로 주식 비율이 달라졌음에도 불만은 크게 없었다.
폴 앨런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두 사람도 50:50 지분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뿐만 아니라 IBM과의 제휴, 마케팅, 투자 등 시장을 확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폴 앨런은 공동 창업자였지만 개발과 기술적 기여에 집중했다.
아버지가 변호사였던 빌게이츠는 주식양도 계약서를 써서 폴 알렌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자신은 하버드 대학도 그만두고 위험을 감수하는데 폴알렌은 당시 다른 회사를 다니며 투잡을 뛰고 있었기에 자신이 지분을 더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 알렌은 서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둘은 서먹서먹해진다. 나중에 폴 알렌이 출간한 자서전에서는 빌 게이츠를 원망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50대 50 지분의 위험성
이 두 사례에서 배울 점은 명확하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창업자의 리더십이 핵심적이며 그에 맞는 지분 구조를 가져가야 한다. 50대 50 지분 배분은 언뜻 공평해 보이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구조다. 동등한 지분을 가진 두 사람이 의견이 엇갈릴 경우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이 정체되거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위의 사례만 보더라도 초기에는 50대 50으로 시작했지만 곧 주식 비율이 바뀌었다.
사업은 민주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명확한 리더십이 필요한 영역이다. 만약 공동창업자가 있다면 지분을 명확히 나누되 역할과 기여도에 따라 차별화된 구조를 가져가야 한다. 창업자가 최대한의 지분을 확보하고 나머지 창립 멤버에게는 스톡옵션이나 현금 보상과 같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분으로 공동창업자를 섭외한다면 나중에 갈등의 씨앗이 된다.
공동창업자 수가 많을 때의 문제
공동창업자들이 많을수록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 수가 많아지면 의견도 다양해지고 갈등이 빈번하게 생겨난다. 물론 건설적인 갈등은 회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동창업자가 많아질수록 갈등이 비생산적으로 번지는 경우가 더 많고 심각한 경우에는 회사를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싸움이 커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결국 창업팀이 해체되거나 핵심 멤버가 회사를 떠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업의 시작은 감정이나 의리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빌 게이츠와 폴 앨런처럼 성공한 창업 사례를 보면 모두 지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창업자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갈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초기부터 지분 구조를 철저하게 설계하고 기여도와 역할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자는 가능한 한 최대한의 지분을 가져가야 하며 나머지 팀원들에게는 스톡옵션이나 현금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사업은 리더십과 명확한 구조로 성장한다. 지분 문제를 간과하면 미래의 갈등과 정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초보 창업자라면 감정이 아닌 냉철한 판단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