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은 매일이 전쟁이다. 자금도 없고 인력도 부족하며 시스템도 불안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있다. 바로 부트스트랩 스타트업 창업자들이다. 부트스트랩은 부츠를 때 신발 뒤쪽의 고리를 당겨 스스로 끌어올린다는 의미에서 나왔다. 즉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다.
스타트업 세계에서 부트스트랩은 외부 투자 없이 창업자가 가진 자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외부 자본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스스로 벌어들인 돈으로 회사를 움직인다. 하루하루가 생존의 연속이다.
초기 투자와의 작별
필자는 사업 초기에 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곧 그 투자금을 모두 회수시켜 주었다. 그리고 더 이상 누구의 자금도 빌리지 않았다. 그리고 혼자의 힘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추가 투자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투자나 인수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사업 아이템의 특성상 외부 자본의 간섭보다는 자체 생존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빠른 확장보다는 느리더라도 건강한 성장이 필요했다.
진검승부를 요구하는 방식
투자를 받으면 지분 희석, 경영권 분쟁, 단기 실적 중심, 자금 집행 방식, 엑시트 전략 등 갈등 문제가 많아진다. 가장 큰 문제는 창업자도 투자자의 대리인으로서 월급쟁이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바로 대리인 문제라 불리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 할 수 있다. 반면 부트스트랩은 진검승부다. 못버티면 죽는다. 예산이 부족하니 작은 실수도 치명적이다. 광고비가 없으니 직접 발로 뛴다. 개발도 디자인도 창업자가 직접 한다. 회사는 곧 사람이고 사람은 곧 회사다.
고객이 전부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다. 투자자가 아닌 고객이 회사를 살린다. 고객의 피드백은 즉각 제품에 반영된다. 무거운 조직이 아닌 가벼운 실행이 생존을 만든다. 화려한 투자 설명서를 만드는 대시 제품 개발에 힘을 더 쏟게 된다.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길
부트스트랩 창업은 고독하다. 누구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자유롭다. 방향은 오롯이 창업자의 것이다. 회사를 키우는 데 정답은 없다. 빠른 투자로 덩치를 키우는 것도 한 길이다. 부트스트랩으로 단단히 다지는 것도 또 다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