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토요일 오전 근무는 흔한 일이었다. 사회초년생이었던 내게 토요일은 오히려 설레는 날이었다. 오전에 근무를 마치고 나면 오후 시간이 온전히 남았다. 약속도 잡고, 자기계발도 하고, 여가를 즐길 여유가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토요일이 오히려 더 알찼던 것 같다. 좋든 싫든 아침에 일어나 옷을 차려 입고 밖으로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일정이 없으면 늦잠을 자고 하루를 흘려보내는 토요일과는 달랐다.
사업가와 급여생활자 사이에는 ‘휴일’을 바라보는 시선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급여생활자에게 휴일은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달력을 펼쳐 공휴일이 며칠인지 세어보고, 샌드위치 데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연차를 어떻게 붙여 쓸지 고민하며 긴 휴가를 그린다. 휴일이 많을수록 한 해가 더 여유로울 것이라 기대한다.
반면 사업가에게 휴일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휴일에 매출이 늘어나는 업종이 아니라면, 보통 기업들의 휴일은 곧 매출 감소를 뜻한다. 손님이 줄어들어도 인건비는 그대로 나가고, 임대료 역시 멈추지 않는다. 휴일이 늘어날수록 고정비 부담은 커진다. 특히 막 창업해 수익 구조가 아직 안정되지 않은 단계라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불이 꺼진 사무실은 뼈아픈 현실로 다가온다.
업종 특성상 휴일에도 직원이 근무해야 한다면 부담은 더 커진다. 법에 따라 휴일 근무에는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하므로 인건비는 빠르게 불어난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업가에게 휴일은 마냥 반가운 날이 아니다.
물론 휴식은 필요하다. 재충전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매출이 불안정하고 생존이 최우선인 초기 사업가에게 휴일은 때로 장벽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휴일은 급여생활자에게는 설렘의 시간이고 사업가에게는 고민의 시간이 된다.
다만 사업이 충분히 안정되고 잘 돌아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의 사업가는 휴일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더 잘 쉬고 더 충전된 상태로 돌아올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모두가 언젠가는 그런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 휴일을 부담이 아닌 여유로 바라볼 수 있는 사업가가 되는 것, 그것이 많은 창업가들이 목표로 삼아야 할 다음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