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

a bunch of red bubbles floating in the air

“사람의 성향에 따라 일을 맡겨야 합니다.”

그리고 HR 관련 책 한 권을 추천해주었다. 당시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의 무게를 실감하게 됐다. 뒤늦게 그가 추천했던 책을 다시 찾아 읽었다. 괜히 대기업들이 인적성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사람을 읽는 힘이다. 구성원의 성향과 기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일을 맡기면 조직은 쉽게 삐걱거린다.

사람마다 동력이 다르다. 어떤 이는 압박과 긴장 속에서 성과를 내지만 어떤 이는 같은 환경에서 급격히 위축된다. 같은 말, 같은 지시가 누군가에게는 자극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된다. 성향에 맞는 역할 배치와 동기부여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적재적소의 배치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력은 눈에 보이지만 성향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력서와 스펙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다.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말투와 반응, 행동의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때로는 아주 미세한 표정 변화가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어떤 순간에 에너지가 올라오는지, 언제 지치는지, 무엇에 의미를 느끼는지를 읽어내야 한다.

게다가 사람들이 하는 말이 항상 진심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괜찮다”고 말해도 사실은 괜찮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힘들다”고 해도 실제로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미묘한 신호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해도 조직 내에서 최적의 자리를 찾기 어렵다.

만약 이런 것에 자신이 없다면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와 상관없이 선을 넘는 상사가 되기 쉽다. 요즘은 기업 평판 사이트에 조직의 민낯이 그대로 기록된다. 그런 조직에는 결국 좋은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