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돌아보면, 처음부터 기대했던 아이템이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에서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이것저것 찔러보았다. 반은 기대하고 반은 의심하며 시도했던 사업들 중 일부가 어느 순간 터졌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그건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전선을 넓혀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에 가장 위험한 말은 “선택과 집중”이다. 이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시기를 잘못 잡으면 가장 위험한 조언이 된다.
대부분의 창업 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아서 망하는 것이 아니다. 선택할 “대상”조차 찾지 못한 채 사라진다.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무엇이 돈이 되는지, 어떤 시장이 반응하는지조차 알기 전에 한 가지에만 매달리다 체력이 먼저 소진되는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무조건 전선을 넓혀야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는 일, 심지어 스스로도 “이게 될까?” 싶은 일까지 모두 찔러봐야 한다. 여기저기 파보지 않고서는 어느 땅 아래에 금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가 창업 초기 시리얼 박스를 직접 만들어 판매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이후 사진 리뷰가 유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회사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숙소의 고급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리뷰에 적극 활용하며 사용자 유입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여기저기 손대다 보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아무것도 안 되기 때문에 더 많이 손대야 한다.
선택과 집중은 금광을 발견한 이후의 전략이다. 돈이 되는 구조, 시장의 반응, 반복 가능한 수익 모델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때 비로소 나머지를 정리하고 전력을 한 곳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 전까지의 “집중”은 전략이 아니라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물론 쉽지 않다.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끝난다. 어렵게 점령한 고지가 사실은 엉뚱한 곳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구성원들의 기세는 한꺼번에 꺾인다. 그 경험은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만들고 다음 시도 앞에서 한 발 물러서게 한다. 나중에는 ‘어차피 안 된다’는 패배주의가 만연하게 된다.
그래서 이 과정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 않다. 당장의 수익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궁극의 철학이 필요하다. 성과가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열정과 체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방향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다.
사업 초기는 “정답을 고르는 시간”이 아니다. 정답을 찾기 위해 최대한 많은 오답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전선을 넓혀라. 망설이지 말고 시도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두배 세배 더 일 해야만 한다. 금광은 처음부터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