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서는 싸움에서 이기려면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위치와 형세를 유리하게 만들어 두고 싸움에 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형과 상황을 선점하는 것이다. 주도권을 쥐고 적을 내가 원하는 전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승리는 싸워서 얻는 것이 아니라 싸우기 전에 이미 결정되는 것이다.
사업에서의 입지의 중요성
사업에서는 사업체의 입지가 바로 이 위치와 형세라 할 수 있겠다. 자영업자나 서비스업에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사무직 기반의 회사라고 해도 위치는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회사가 좋은 입지에 있어야 함께 일할 인재들이 모인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요소들
첫째로 도심이라면 전철역과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 주변에 전철역이 없다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 교외라면 버스 정류장은 기본이고 통근버스나 기숙사가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전철역에서 도보로 15분이나 떨어져 있어 다소 불리했다. 그러나 아래의 나머지 조건들이 모두 맞아 떨어졌고 해당 전철역이 세 개 노선이 교차하는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둘째로 밥먹을 곳이 있느냐이다. 합리적 가격의 식당이나 편의시설이 주변에 많아야 한다. 이는 단순 편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직원들의 만족도와 업무 효율로 직결된다. 우리 회사 건물에는 보통 식사비의 절반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내식당이 있어 이 건물로 입주를 결정했다. 나갈 필요도 주문도 필요 없다. 식사를 빨리 할 수 있다. 그만큼 쉬는 시간도 늘어난다.
셋째는 화장실 환경이다. 구성원들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쾌적하고 관리가 잘 되는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 창업때부터 커다란 고층건물에 입주하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작은 건물에 입주를 할 수 밖에 없는데 더럽거나 심지어 남녀공용인 화장실도 있다. 사기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넷째로 회의실 공간이 확보 되어야 한다. 회의실은 단순히 일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협업, 소통, 재충전을 위한 공간으로도 쓰일 수 있다. 이곳에서 직원들의 창의성과 팀워크가 발휘된다. 또한 외부에서 손님이 왔을때도 제대로 된 회의실이 있어야 신뢰를 줄 수 있다.
다섯째는 주차 공간이다. 특히 외부 파트너나 내방객을 자주 맞이하는 회사라면 주차 편의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형 건물이 아닌 이상 넓은 주차장을 보장하기 어렵다. 대형 건물조차 임원이나 팀장급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조건의 우선순위와 전략적 판단
이 다섯 가지 조건은 필수다. 전철역, 식당, 화장실, 회의실, 주차공간 모두 구성원과 파트너를 위한 배려에서 꼭 준비 되어야 한다. 하나라도 부족하면 지는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자금이 부족한 창업 단계에서는 이 모든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입지를 찾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최대한 노력해 보아야 한다. 각 조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불가피한 불편을 어떤 장점으로 보완할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