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나 혹은 기존 사업을 개편해야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업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사업 지도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포스트잇이나 작은 빈 카드 종이를 여러 장 준비하면 충분하다. 크기는 명함의 1/2 혹은 1/3 정도가 적당하다. 사업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하나씩 적어 테이블 위에 늘어놓고 이리저리 옮겨가며 배치해본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마이클 포터의 밸류체인 모델의 구성 요소를 참고해 하나씩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긴다. 어디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가. 앞으로 수익이 나야 할 지점은 어디인가. 어느 부분은 효율적이고 어디에서 비용과 에너지가 새고 있는가. 이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막연했던 사업의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회사의 주력 사업은 인터넷 강의다.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는 강사, 학원, LMS, 광고, 운영 등이다. 이를 포스트잇에 적어 나열했다. 요즈음 우리는 이 중에서도 광고와 생산성 영역에 AI를 결합한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지도를 보고 계속 조정하며 개발, 마케팅, 운영 역량을 어디에 배치할지 고민한다.
모든 사업에는 수명이 있다. 지금 잘된다고 해서 영원하지는 않다. 사업은 불사조처럼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번 새롭게 집중해야 할 지점을 찾아내고 그곳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의 큰 흐름을 도해로 그려내는 작업은 필수다. 이 지도는 한 번 그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에 따라 지도 역시 계속 수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 작업은 수시로 반복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 직원과 공유되어야 한다.
나는 포스트잇을 판넬에 붙여 사업지도를 만들었다. 판넬을 사무실 책장에 세워 두었다. 수시로 바라본다. 그런 판넬이 이미 여러 개 책장에 놓여있다. 사업은 머릿속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놓을 때 비로소 보인다.
만약 대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직원에게 묻고 공부하고 토론하며 그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업가들이 탈락한다. 쪽팔림을 무릅써야 하고 고3 수험생처럼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세고 상명하복에 익숙하며 학습을 싫어하는 대표는 잘못된 지도를 그릴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