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초기에는 무엇보다 사람을 선발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나 역시 좋은 사람을 뽑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사람을 골랐다면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채용에서의 작은 타협은 시간이 지날수록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을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회사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철학이 외부로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홈페이지, 보도자료, 채용 공고를 통해 이 회사가 어떤 생각과 방향을 가진 조직인지 드러내야 한다. 그래야 가치관이 맞는 사람이 지원한다. 급여나 조건만 보고 움직이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 채용은 설득이 아니라 선별의 과정이다.
둘째, 이력서를 충분히 모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구인 사이트에서 이력서 풀(pool)을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돈을 아끼면 안 된다. 한 사람을 제대로 뽑기 위해서는 최소 50명에서 100명 정도의 이력서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실제로 면접을 볼 만한 사람이 5명 내외로 추려진다. 반대로 이력서가 10장도 안 된다면 이미 불리한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모수가 적으면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도 그만큼 낮아진다.
셋째, 평가는 다각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단기 아르바이트나 단순 업무라면 절차를 간소화해도 된다. 그러나 정직원, 특히 핵심 인력을 뽑는다면 접근 방식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 서류 심사, 1차 대면 면접, 2차 화상 면접, 인적성 검사, 필기 과제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회사의 경우 지원자에게 보낸 문자나 메일에 대한 회신 속도와 내용도 함께 본다. 태도는 말보다 먼저 드러난다. 개발팀에서는 팀원 후보자에 대해 구성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최종 선발을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후보자는 반드시 여러 명이어야 한다. 좋은 사람일수록 경쟁이 치열하다. 합격 통보를 받고도 최종 단계에서 다른 회사를 선택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그래서 우리는 최종 후보를 한 명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1순위, 2순위, 3순위까지 명확히 정리해 둔다. 1순위가 빠지더라도 즉시 다음 후보자를 검토할 수 있어야 채용이 흔들리지 않는다.
채용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확률의 문제다. 시간을 들이고, 모수를 확보하고, 기준을 지켜야 한다. 좋은 사람을 뽑는 데 드는 비용과 노력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그것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