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평소 불확실한 문장을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한 듯하다’, ‘~하면 좋을 것 같다’ 같은 표현은 대개 책임을 회피할 때 등장한다. 틀려도 괜찮다. 확정형으로 말하라. 리더는 애매한 말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 원칙을 어긴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사례가 있다. 미국 남북전쟁의 명장으로 불리던 로버트 리 남부군 총사령관이다. 1863년 게티즈버그 전투 당시, 그는 부하 장군에게 이렇게 명령했다.
“가능하다면(If practicable) 언덕을 점령하라.”
문제는 바로 그 한 단어, “가능하다면”이었다.
당시 상황은 언덕을 점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명령을 받은 부하 장군의 판단은 진격을 멈추는 것이 었다. 점령이 가능했지만 필수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언덕은 북군의 손에 남았고 전투가 끝날 때까지 북군 방어의 핵심 거점이 되었다. 이 한 문장의 모호함은 결국 남부군의 대패로 이어졌다.
리더십의 본질은 확신과 책임이다.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 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 결정의 책임을 내가 지겠다”는 선언이다. 반대로 모호한 문장은 선택과 결과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기 위한 장치가 되기 쉽다.
불확실한 문장은 패배를 부른다. 확정형 문장은 신뢰를 만든다. 리더의 말 한마디가 조직의 방향과 속도, 때로는 운명까지 좌우한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세세한 지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전권을 위임하고 자율성을 부여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지시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그 지시는 분명해야 한다. 애매함은 배려가 아니라 위험이다. 리더는 말의 끝을 흐리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