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은 시간관리를 단순한 기술이나 습관 정도로 생각한다. 이를 우주의 기본 원리인 ‘질서(order)’와 연결해 바라보는 경우는 드물다. 적절한 때에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질서라는 우주적 개념이며 동시에 시간관리의 본질이다.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일을 해내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이 기본 원칙을 꾸준히 지키는 이들은 많지 않다. 미래가 어느 정도 예측되고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음에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우주의 질서를 거스르는 일이다.
질서는 정리정돈과도 같다. 물건이든 시간이든 올바른 자리에 올바른 것을 두는 것. 더 나아가 질서는 세상을 지탱하는 기본 구조이자 변함없는 자연 법칙이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다.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카르마(업보) 또한 같은 원리 위에 서 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행동이 있으면 반응이 따른다. 이것이 우주가 작동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서다.
해야 할 일을 제때 해내는 것은 단순히 일정 관리를 잘하는 수준이 아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고결한 행위다.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을 해내는 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질서를 스스로 깨뜨린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고 원인을 만들지 않으면서 결과만 기대한다.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서 목표만 이루고 싶어 한다. 이는 결국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우주의 법칙에 반하는 선택이다. 그 끝에는 혼란과 무질서 그리고 파괴가 남을 뿐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고, 어려운 일을 해내며, 하기 싫은 일마저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결코 가벼운 노력이 아니다. 단순한 이익이나 보상으로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시간관리는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가치관이자 철학이다. 어떤 면에서는 종교적 태도에 가까운 숭고함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은 우주의 질서를 따르려는 의지이자 삶을 정렬하는 방식이다. 몸에 배어야 하고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위대한 사람은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작은 일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이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정해진 시간에 어김없이 해내는 사람, 그가 곧 위대한 사람이다. 질서는 우주의 기본 메커니즘이며 조화와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우주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시간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그 작은 질서가 삶을 바꾸고, 삶이 바뀌면 결국 우주와의 조화가 시작된다.
